『개인주의자 선언』 『미스 함무라비』 『쾌락독서』 등의 저서로 우리 사회와 법조 문화에 대해 예리하고도 균형 있는 시선을 전해온 문유석. 1997년부터 판사로 일해온 그는 2020년 23년간의 법관생활을 마무리하고 드라마작가로서 삶을 택했다. 하지만 사회적 존경을 받는 판사라는 직업, 특히나 안정된 직장을 떠나 프리랜서로 전업하기까지 고민의 두께는 만만치 않았다. 두번째 삶으로 한 발을 내딛기까지 그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결심’에는 마음을 먹는다는 뜻의 ‘결심決心’ 외에도 재판을 마무리한다는 뜻의 ‘결심結審’도 있다. 재판을 종결하면 더이상의 주장도, 증거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오직 판결만 있을 뿐이다. 1년 넘게 법원에 대한 미련 때문에 고민하고 망설였지만, 이제는 결심해야 할 순간이었다. 슬프게도 더이상 법원에서 행복하지 않았다. 남은 인생은 어린 시절의 꿈인 글쓰기를 하며 온전한 한 개인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나는 2020년 법원을 떠나 작가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변호사 등록도 하지 않았으니 법조인조차 아니다. _「프롤로그」, 11~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