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어니스트 헤밍웨이
(1899~1961)
1899년 미국 일리노이주 오크파크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캔자스시티 스타〉지에서 수습기자로 일했다. 1918년 제1차세계대전 때 미국 적십자사의 구급차 운전병으로 참전해 이탈리아 전선에 배치되나 중상을 입고 이듬해 귀국했다. 1921년 〈토론토 스타〉지의 해외 특파원으로 파리로 건너가 체류하며 F. 스콧 피츠제럴드, 에즈라 파운드, 거트루드 스타인 등의 유명 작가들과 교유했다. 1923년 『단편 셋과 시 열 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26년 전쟁을 겪은 젊은이들의 방황과 환멸을 그린 『태양은 다시 뜬다』를 발표해 피츠제럴드, 포크너와 더불어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 작가로 주목받았다. 1929년 『무기여 잘 있거라』, 1940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1952년에 발표한 만년의 걸작 『노인과 바다』로 1953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1954년에는 현대문학의 스타일에 미친 영향력을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1961년 케첨의 자택에서 엽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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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25년 9월 먼슬리 클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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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쿠바 연안에서 고기잡이를 하며 살아가는 한 노인의 이야기를 강렬한 이미지와 간결한 문체로 그려낸 작품. 주로 짤막한 대화와 독백을 통해, 거대한 물고기에 맞서 분투하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의 숭고하고 인간적인 내면을 담아낸 이 소설은 헤밍웨이의 원숙한 인생관 위에 독보적인 서사 기법과 문체가 훌륭하게 응축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필생의 걸작으로 꼽힌다. 1952년 『라이프』지 9월호에 처음 발표되어 열광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키면서 곧바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고, 이듬해인 1953년 헤밍웨이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주었다. “서사 기법에 정통하고 현대문학의 스타일에 간과할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헤밍웨이가 195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20세기 미국문학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이자 세계문학사상 불후의 명작으로 자리매김한 『노인과 바다』는 삶과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인간이 가져야 할 용기와 믿음, 인내에 대해 성찰한다는 점에서 지금도 남녀노소에게 두루 어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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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의지를 지닌 존엄한 인간의 초상 『노인과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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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노인과 바다』를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이 소설이 왜 명작으로 손꼽히는지 사실 잘 납득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미 무려 84일 동안 고기를 못 잡은 노인이 사투 끝에 모처럼 잡은 고기의 뼈만 싣고 돌아온다는 결말이 너무나 가혹하고 허무하게 느껴졌거든요. 한편 ‘노인과 바다’란 제목은 워낙 유명해서인지 보성 어부 살인사건(이 사건의 범인은 작년에 옥중에서 사망했다지요)을 칭하거나,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층이 대거 빠져나간 도시 부산을 일컫는 말로도 쓰이는 등 일종의 비유로 많이 활용되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이 작품의 인지도가 높다는 걸 보여주죠.
다시 읽으면 좀 새롭게 느껴지려나 싶어서 이번 먼슬리 클래식 리커버판 작업을 계기로 『노인과 바다』를 읽어봤는데요, 그동안 나이 먹은 탓일까 예전보다는 산티아고 노인의 마음에 감정이입하며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더욱 되새기게 되더라고요. 서로를 존중하는 노인과 소년 마놀린이 나누는 대화, 그들의 따뜻한 유대 관계도 감동적이었고요.
배 위에서 고기를 잡으려 신중히 행동할 때든 다급하게 사투를 벌일 때든 노인은 ‘아무 말 대잔치’인가 싶게 의식의 흐름에 따라 독백하는데요, 웃프기도 하고 강한 연민을 느끼게도 하는 그의 말들이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그중에서도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들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그러는 한편으로, 노인의 입을 통해 “사람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진 않아”란 구절로 많은 이를 감화시킨 헤밍웨이가 엽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더욱 아이러니하고 비극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헤밍웨이가 쿠바의 수도 아바나 근처에 살면서 실제로 청새치 낚시를 하러 다니며 이 소설을 구상했다던데, 과연 바다 풍경과 각종 해양 생물, 낚시에 대한 상세하고 생생한 묘사가 풍부한 경험에 기반한 거구나 싶었습니다. 마침 최근 발간된 곽아람 작가의 문학 기행 에세이 『나와 그녀들의 도시』에 헤밍웨이의 창작 배경이 되어준 쿠바 아바나를 찾아간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네요.
무덥던 여름도 끝나가고 가을의 초입에 선 지금,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눈이 시원해지는 바다의 정경, 이국적인 풍광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며 기분전환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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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해외 판본 표지 (영문판·스페인어판·프랑스어판·일본어판·중국어판·이탈리아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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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단순한 사람이라 자신이 언제 겸손하게 행동했는지 따져보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방금 겸손하게 행동한 것을 알았으며, 그것이 수치스러운 일은 아니고 또 그 때문에 자신의 진정한 자존심이 손상되지도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_14쪽
나는 줄을 정확하게 드리우지, 노인은 생각했다. 다만 더이상 운이 없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아? 오늘이라도 운이 트일지? 매일매일이 새로운 날인걸. 운이 있다면야 물론 더 좋겠지. 하지만 난 우선 정확하게 하겠어. 그래야 운이 찾아왔을 때 그걸 놓치지 않으니까. _33~34쪽
내 정신은 아직 충분히 맑아, 노인은 생각했다. 너무 맑다고 할 정도야. 내 형제인 저 별들만큼이나 맑아. 그렇더라도 눈을 좀 붙이긴 해야 해. 별들도 잠을 자고 달과 태양도 잠을 자잖아. 심지어 바다조차도 이따금 잠자는 날이 있어서 그럴 땐 해류의 흐름도 없이 죽은 듯 고요하기만 하지. _81쪽
희망을 버리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노인은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난 그건 죄악이라고 믿어. 죄악 같은 것에 대해선 생각하지 말자, 그는 생각했다. 죄 말고도 지금은 문젯거리가 충분하니까. 게다가 나는 죄가 뭔지도 아는 게 없잖아. _109쪽
바람은 어찌 되었든 우리의 친구야, 노인은 생각했다. 그러고는 덧붙였다, 항상은 아니지만 말이야. 우리의 친구도 있고 적도 있는 저 드넓은 바다도 그렇지. 그리고 침대도, 노인은 생각했다. 그래, 침대는 내 친구야. 그저 침대면 돼, 그는 생각했다. 침대에 눕는다면 참 좋을 거야. 침대는 바로 네가 패배했을 때 편하게 누울 수 있는 곳이지, 그는 생각했다. 침대가 얼마나 편한 곳인지 난 여태껏 알지 못했어. 그런데 널 패배시킨 것은 누구지? 노인은 생각했다. _12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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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10881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210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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