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2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1838년 페테르부르크 군사아카데미의 공병학교에 입학하지만 러시아 문학과 유럽 문학에 심취해 창작과 번역 활동에 주력했다. 1846년 중편소설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해 네크라소프와 벨린스키의 격찬을 받으며 ‘새로운 고골’이라는 문명을 얻었다. 1849년 페트라솁스키의 집에서 열리던 ‘금요회’에서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벨린스키의 금지된 글을 읽은 탓에 체포되었다.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처형 직전에 감형되어 시베리아에서 사 년간 수형 생활을 했고, 그동안 수차례 심각한 뇌전증 발작을 겪었다. 이후 병역 의무형을 이어가며 「어린 영웅」을 익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1859년 십 년 만에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형 미하일과 함께 잡지를 창간하고 왕성한 창작 활동을 벌이다가, 1864년 아내 마리야와 형 미하일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는다. 이듬해 『죄와 벌』 집필을 시작했고, 『도박자』 마감을 위해 만난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와 1867년 재혼한다. 이후 그의 대표 장편으로 꼽히는 『백치』 『악령』 및 『작가 일기』 등을 꾸준히 출간했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마지막으로 1881년 1월 28일 세상을 떠났다.도스토옙스키만의 독창성과 심오한 사상은 중·단편소설에서도 발현된다. 이 책에는 창작 초기인 1848년 발표된, 사상적 경향이 짙은 세 작품 「약한 마음」 「정직한 도둑」 「백야」를 비롯해 풍자소설 「악어」(1863), 작가 화자가 등장하는 「보보크」(1873) 및 1876년 발표된 「예수의 크리스마스트리에 초대된 아이」 「농부 마레이」 「온순한 여인」과 최후의 걸작이 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집필을 견인한 「우스운 인간의 꿈」(1877)까지 아홉 작품이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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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먼슬리 클래식
2026년 9월의 책
『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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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백야
다시 만나는 세계문학 ‘먼슬리 클래식’ 2026년 아홉번째 책은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대표 중단편집 『백야』다. 2021년 작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전집으로 발간된 이 책에는 도스토옙스키만의 독창성과 심오한 사상이 응축된 중·단편소설 9편이 실려 있다. 상대적으로 창작이 뜸했던 시베리아 유형기인 중기를 제외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하며 젊은 작가로서 자신의 세계를 정립해가던 20대의 초기작 세 편(「약한 마음」 「정직한 도둑」 「백야」), 『죄와 벌』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 대표 장편들을 왕성히 써나가며 작가로서 완숙미를 발휘한 40~50대의 후기작 여섯 편(「악어」 「보보크」 「예수의 크리스마스트리에 초대된 아이」 「농부 마레이」 「온순한 여인」 「우스운 인간의 꿈」) 등 주요 명작들이 고루 실려 있다.
특히 표제작 「백야」는 도스토옙스키식 서정성의 백미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선택했음에도 그녀의 행복한 앞날을 눈물 속에서 축복하는 한 몽상가의 신실한 사랑을 다룬 이야기다. 「약한 마음」 「정직한 도둑」에서 보듯, 공상적 유토피아 사회주의에 대한 작가의 꿈이 드러난다. 풍자소설의 정수를 보여주는 「악어」와 「보보크」, 인류애로 충만한 「예수의 크리스마스트리에 초대된 아이」 「농부 마레이」, 작가로서의 기량과 원숙미가 발휘된 만년의 걸작 「온순한 여인」 「우스운 인간의 꿈」 등 시대의 사상적 영향에서 벗어나 온 존재에 대한 겸허한 사랑으로 나아간 위대한 작가의 문학적 발자취를 유려한 번역으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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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vs 영화
역주행 고전 「백야」를 다시 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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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갑자기 영미에서 역주행한 19세기 작품이 있었답니다. 영미에서 펭귄클래식으로 나온 책 판매만 당해에 셈해도 5만 부 이상이 순식간에 나갔다고 하는데요, 뜻밖의 역주행 베스트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도스토옙스키 『백야』입니다. 틱톡 입소문을 타고 Z세대를 열광시킨 이 책의 흥행은 2024년 디지털 고화질 4K로 복원되어 칸영화제에서 새로 선보인, 이 소설의 영화화 버전인 1971년 로베르 브레송의 <몽상가의 나흘 밤>의 영향에 힘입은 바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브레송 이전에 1957년 이탈리아의 영화 거장 루키노 비스콘티 버전의 <백야>도 있었습니다. 두 거장 말고도 여러 감독이 이 소설을 영화화했고, 연극 무대에도 오르고 일러스트판도 나오고 했다니, 과연 이 소설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 이 소설이 ‘우리는 가장 밝은 밤에 헤어졌다’라는 제목으로 새로 한국어 번역본이 나온 걸 보고 전집팀 편집자들은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도스토옙스키가 살아 있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요? 1848년, 자신도 이십대에 이 작품을 발표했으니, 뭔가 청춘과 몽상의 열감이라는 보편의 공감대 속에서 지금의 이 흥행에 고개를 끄덕여줄까요?
이번 먼슬리 클래식으로 새로 선보인 『백야』를 다시 펼쳐드실 독자 여러분께, 너무나 유명한 감독의 영화 두 편도 함께 챙겨보시라고 이 레터에 정보를 부려놓아봅니다. 고전의 역주행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 덤으로, 초기 표제작과 아울러 후기작 중에서 편집자 픽을 알려드려도 될까요?^^ 도스토옙스키의 초기작 세 편과 후기작 여섯 편을 통틀어 이 표제작을 최고로 꼽는 분도 많지만, 편집자인 제게 만약 이 아홉 편 중 하나만 뽑아봐라~ 하신다면, 저는 「온순한 여인」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이 제목이 얼마나 역설적인지, 다 읽고 나면 자꾸만 곱씹게 될 거예요. 정말이지 인간의 심연에 거듭 놀라게 하는, 충격적이고 완전 몰입형 서사의 정수를 보여주는 도스토옙스키의 후기 대표작이 이 소설 아닐까 싶네요😊
자, 표제작 「백야」를 다시 보기 위하여, 두 거장이 만든 영화를 이제 소개해볼게요~ 원작과 비교해서 서사가 어떻게 달라지고 작품의 무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여러분 머릿속에서 맴돌던 중심인물의 인상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찬찬히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살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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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Le Notti Bianche>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 이탈리아 / 1957 / 101분
꿈속처럼 아련하고 묘한 흑백 영상 안에 담긴 밤의 도시. 낭만적인 로맨틱 드라마 속 무대 연출이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에요. 원작 속 러시아의 페테르부르크는, 이 영화에서 안개 자욱한 밤의 토스카나 운하 도시 리보르노로 바뀝니다. 고독한 플라뇌르를 연기한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의 얼굴과 표정은 잊히지 않을 또하나의 몽상을 선사하지요.(솔깃한 정보 하나! 마스트로얀니는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안토니오 타부키의 작품을 영화화한 로베르토 파엔차 감독의 동명의
<페레이라가 주장하다>의 주인공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사랑한 후에 상실 속에서 홀로 남겨진 그의 모습도, 한순간 자신에게 고통 이후 행복을 안겨준 그녀의 모습도 너무나 매력적으로 그려집니다. 비스콘티는 마치 연극처럼 치네시타에다 최대의 세트를 만들어 이 영상들을 촬영했다고 해요. 그래서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그림 같은데, 도스토옙스키가 원작에 덧붙인 부제 ‘감상 소설(어느 몽상가의 회상에서)’를 다시 들여다보게 합니다. 그야말로 감상적인 몽상가의 현실과 환상이 겹쳐져 경계가 모호해진 채 꿈속 문지방을 넘나드는 느낌 같달까요. 다 보고 나면 5월 말~7월 초의 페테르부르크의 백야와 두 사람의 백일몽 같은 짧은 만남이 한 편의 꿈처럼 여겨져 더 기억을 붙든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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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 영화 <백야> 포스터와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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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읽고 여기서 트레일러와 전체 영상을 감상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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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의 나흘 밤Quatre nuits d'un rêveur>
감독: 로베르 브레송
프랑스, 이탈리아 / 1971 / 83분
2024년 4K 복원판 출시와 더불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빔 벤더스가 “완전히 시대를 초월한 작품”이라고 칭했다는데, 혹시 이 영화를 보신 분이 있으실까요? 2026년 2~3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로베르 브레송 특별전> 때 고화질 디지털 컬러로 상영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도스토옙스키가 이 소설을 20대 초기에 공상적 유토피아 사회주의에 한창 물들어 있던 당시에 썼다면, 브레송이 이 소설에 영향받아 각색과 연출을 맡은 <몽상가의 나흘 밤>은 비교적 그의 후기작에 해당합니다.(브레송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백야』에 함께 실린 중편 「온순한 여인」도 영화화한 적이 있고 장편 『백치』를 각색해서 <발타자르, 제멋대로>라고 영화를 만들기도 한바, 도스토옙스키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은 영화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브레송의 필모에서 이례적으로 가볍고 낭만적인 작품인데, 배급권 문제 등이 복잡히 얽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긴 했으나, 영화를 본 사람들은 브레송 작품 중 가장 과소평가된 작품으로 꼽았고 영국영화협회는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따뜻한 영화”라고도 했지요.(여기서 전집 편집자에게는 역사적 눈치게임처럼 보이게 한 재밌는 사실 하나! 이 영화가 나온 당해에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받았는데, 너무 안타깝게도 황금곰상을 얼마 전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조르조 바사니 작가의 소설을 비토리오 데시카가 영화화한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에 넘겨주었다고 하네요!)
브레송은 원작에서 벗어나, 무대를 프랑스 파리로 옮겨 우울하고 외로운 예술가 자크가 퐁네프 다리 난간에서 자살 시도를 하려던 마르트(이 배우는 나중에 빔 벤더스랑 결혼합니다!)를 만나 그곳에서 둘이 나흘 밤을 재회하며 잊을 수 없는 백일몽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설정으로 바꿉니다. 밤의 파리를 음악적이고 회화적으로 그려낸 이 영화는 브레송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아름답고 다정한 입문작이자 필수작으로도 꼽히니, 이번 기회에 원작과도 비교해볼 겸 한번 감상해보세요. 파리의 밤 묘사도, 영상 중간중간 나오는 마르쿠 리바스나 카렌 달튼의 음악도 정말이지 매혹적이고 아름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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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로베르 브레송, 영화 <로베르 브레송> 포스터와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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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의 책소개 손에 손을 잡고 카라마조프 만세_『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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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10881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210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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